서울과학고
서울과학고등학교가 2009년부터 서울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되면서 국내에 과학영재학교가 2개로
늘어나게 된다고 한다. 이전부터 과학고 진학을 위해 공부해오던 나는 2008년이 되면서 실제로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원래는 부산과학영재학교에 지원하려 했지만, 서울에도 과학영재학교가 생긴다는 소식에 서울과학영재학교에 지원하게
되었다.
서울과학영재학교는 1차 전형부터 4차 전형까지 4번의 테스트를 거친 후 12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하였다. 우선
1차 전형은 서류전형으로, 학교에 자기소개서, 추천서, 생활기록부, 영재성 입증자료 등을 제출해야 했다. 추천서는
나에 대해 많이 알고, 그동안 계속 친했던 2학년 때 수학선생님께 부탁드렸고, 자기소개서를 직접 작성했는데 처음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게 많이 낯설어서 학원 선생님께도 여러 가지로 여쭤보았다. 자기소개서에는 이 학교에 지원하게
된 계기와 수상실적을 기재해야 했는데, 수상실적을 기록할 때는 그나마 제일 자신 있었던 수학에 대해 중점적으로 썼고,
다른 수상실적도 빠짐없이 기록하였다. 그렇게 모든 서류를 준비하고, 교장선생님의 직인을 모두 받은 후 서울과학영재학교에
서류를 보냈다.
1차 전형은 무난히 통과하였다. 1차 전형 발표 후 5일 후가 2차 전형이었기 때문에, 1차 전형 합격 여부와는 상관없이
2차 전형 준비를 하였다. 서울과학영재학교에서 2차 전형이 어떤 형식으로 나올 지 정확히는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주위에서는
객관식으로 수학 · 과학에 대한 문제를 5지선다 혹은 7지선다 형식으로 출제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그래서 우선 하이탑
전권을 정독하기로 했다. 그 전까지 수학, 물리를 주요 과목으로 공부하였고, 화학도 올림피아드를 쳐서 입상한 경험이
있었지만, 생물과 지구과학 분야로는 거의 공부가 되어있지 않아서 우선 생물Ⅰ,Ⅱ, 지구과학Ⅰ,Ⅱ를 먼저 정독하였다.
지구과학은 그 때 서울영재학교 준비를 같이 하던 친구들보다 많이 뒤쳐져있다고 생각하여 지구과학올림피아드를 신청하여
수업도 같이 듣기도 했고, 생물Ⅰ은 ‘하이탑 생물Ⅰ문제집’을 다시 구입하여 5일만에 하이탑 생물Ⅰ과 문제집을 풀기도
하였다. 하이탑을 대충 훑어본 후에는 중학교 과정을 다시 한 번 살펴보았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7월 13일에 2차 전형 시험을 치러 갔다. 시험은 영재성 판별 검사, 수학, 과학Ⅰ(물리, 지구과학),
과학Ⅱ(화학, 생물)로 나눠서 쳤는데, 고등학교 교과 과정 이상으로는 전혀 나오지 않아 많이 당황스러웠다. 게다가
문제를 풀 시간도 빠듯해서, 급하게 문제를 푸느라 몇몇 문제에서 실수가 발생하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2차 전형 시험에
합격하여 3차 전형 시험을 칠 수 있게 되었다.
3차 전형 역시 대상자 발표 이후 5일 후에 시험을 쳐야 하기 때문에, 합격여부와 관계없이 대비를 하게 되었다. 그러나
3차 전형을 치기 전까지 물리올림피아드(7월 20일)와 지구과학올림피아드(7월 23일) 1차 시험이 있었기 때문에
올림피아드 대비를 하면서 틈틈이 3차 전형에 대한 대비를 하였다. 다행히 21일에 학교 여름방학이 시작되어서 3차
대비와 지학올림피아드 준비를 병행할 수 있었다.
3차 전형은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시험이었는데, 학원에서나 주변에서나 그동안 부산과학영재학교 2차 전형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하여 학원에서 주는 수학과 과학에 대한 창의력을 요하는 문제들을 많이 풀어보았다. 그리고 수학이나 과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다른 책들을 읽을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가 않아서,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꼈던 생물과 지구과학을
다시 한 번 훑어보고 남은 시간에 물리와 화학에서 중요한 부분만 챙겨 보았다.
3차 전형은 7월 26일에 서울과학영재학교에서 치게 되었는데, 수학, 과학Ⅰ, 과학Ⅱ, 글쓰기로 나누어 쳤다. 문제가
난이도가 높고, 게다가 문제 수도 많을 뿐만 아니라 부산과학영재학교와는 문제 형식이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문제를 받자마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곧바로 안정함을 되찾고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확실하게 풀었다. 답을 쓸 때는 알고
있는 대로 작성하였고, 할 수 있는 한 논리정연하게 작성하였다. 시험이 끝나고 과연 3차 시험에 합격을 할까 하는
생각을 수없이 많이 했다.
4차 시험 대비 또한 3차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되었다. 대치 토피아에서 진행된 4차 캠프 대비는 부산과학영재학교
2차 전형에 합격한 친구들과 함께 그동안 부산과학영재학교 3차 시험 때 했던 것들을 준비하였다. 힘들었지만 실험과
보고서 작성, 연구계획서, 논문 요약 등을 해보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대비 과정중에 모의 면접도 한번
봤었는데, 그 때 내가 너무 긴장했다면서 면접관을 무서워하지 말고 집에서 연습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집에서 혼자 이미지
트레이닝을 굉장히 많이 했었다. 그리고 4차 대비 중에 3차 합격자 발표가 났는데, 같이 4차 대비하던 친구들 중
불합격한 친구들이 나와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지만, 4차 대비를 계속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4차 대비를 마치고, 서울과학영재학교에 2박 3일로 4차 전형 캠프를 들어갔다. 아쉽게도 4차 대비할 때 했던
내용과는 많이 다른 형식의 시험이 진행되었다. 3차 전형 때 쳤던 시험 유형과 비슷한 시험을 2번 정도 치루고, 구술
면접, 조별 활동, 토론 활동 등을 3일 동안 하게 되었다. 필기 시험을 칠 때는 3차 때보다 창의력을 많이 요구하는
문제가 나와서 풀지 못한 문제도 몇 개 있었다. 또한, 면접 때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덕에 떨지는 않았지만 풀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답만 쭉 말하는 형식이라서 당황하였다. 하지만 ‘이 문제는 풀이를 써 왔으나, 답은 구하지 못했습니다.’
라고 솔직히 말하였고, 과학 문제 후에 이어진 인성면접에서도 솔직하게 내 생각을 말하였다. 조별 활동과 토론 활동은
감점 당할 만한 일을 하지 않고, 최대한 활동에 참여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만족할 만큼 시험을 잘 치지 않았기
때문에, 캠프가 끝나고 서울과학고에서 나오면서 계속해서 걱정하였다. 최종합격자 발표가 날 때까지 계속해서 걱정을 하였다.
하지만 걱정 중에 지낸 2주일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다행히 합격하여 2009년부터 서울과학영재학교 신입생이 되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노력과 많은 고비를 넘긴 덕에, 게다가 운까지 더해져 생긴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서울과학영재학교에 들어가서도
가장 최근에 입학 하기 위해 했던 노력들과 고생들을 생각하며 더더욱 열심히 생활할 것이다.